[의경] 노병가 듣기, 가사 (짜박가, 의경가, 의경블루스)

의경 노병가 듣기, 가사

전의경 사가, 싸제군가

짜박가, 의경가, 의경블루스 등

다양한 이름의 의무경찰 노병가




안녕하십니까 전우여러분? 스피드웨권입니다!!!

이번에는 2011년 전 전의경 출신이신 분들이라면 많이 들어보셨을 만한, 혹은 만화가 기안84의 만화 노병가를 통하여 접해보셨을 의무경찰 사가, 싸제 군가라고 불리는 노병가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노병가는 가수 김민기 분이 작곡한 '늙은 군인의 노래'를 개사한 노래로서 전의경 사이에서 입으로 전해져온 사제군가입니다.

주로 전역식 축하곡, 아침구보 군가로 많이 불리는데 구전 노래 특정상 제목과 가사가 전혀 통일되지 않았습니다.

노병가 제목도 짜박가, 의경가, 전경가, 의경블루스, 의경브루스 등으로 불리고, 가사도 지방과 중대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더불어 다른 공식적인 의경 군가와 중대가들도 녹음파일을 겨우 찾을 수 있는데 노병가는 특히 많이 알려지고 보편화 되었음에도 들을 수 있는 곳이 없더라고요 ㅠㅠ

물론 2015년 이후로 노병가를 부르는 중대조차 찾기 힘들어진 만큼 스피드웨권도 노래를 잘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에 80~90년대  전의경 복무를 하신 지휘요원 분들, 경찰청 직원 분들을 수소문하여 음정과 가사를 재현하여 노병가 음원을 복원해보았습니다.

물론 지방 및 부대마다 음정과 가사는 다를 수 있으며, 가장 보편적이고 그나마 많이 알려진 가사들을 종합하여 재구성하였습니다.

덤으로 구보 중에 부르는 노병가는 보통 음정이 없습니다! 즉 가사만 입에 담고서 악을 쓰면서 부를 뿐이죠!


총 5개의 바리에이션을 재구성하였으며, 아래 제목 위에 적힌 초로 이동하시면 바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00:00
<노병가 일반 버전>

나 태어나 이 강산에 의경이 되어
꽃 피고 눈 내리던 어언 1년 반
무엇을 배웠느냐 무엇을 하였느냐
데모막다 돌 맞아서 병가가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기동복에 실려간 ㅈ같은 군대 생활

복무일 수에 따라서 어언 1년 반은 시기에 따라 21개월, 24개월, 30개월이 될 수 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18개월이 되어가기 때문에 1년 반으로 개사하였습니다.
더불어 기동복 역시 일부 선배 분께서 말씀도 해주시고 부르기 편해서 지었지만, 보통 진압복이나 방석복, 들것 등으로 많이 불립니다.
지금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집회시위 상황에서, 각종 벽돌은 기본으로 온갖 무서운 무기들이 날아오는 전쟁같은 상황대비 근무에 많이 다치고 죽어가던 전의경 대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의 애환이 담긴 노래이자 긴 세월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었죠.


00:51
<노병가 다른 버전>

나 태어나 이 강산에 의경이 되어
꽃 피고 눈 내리던 어언 1년 반
무엇을 배웠느냐 무엇을 하였느냐
데모막다 돌 맞아서 병가가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기동복에 실려간 ㅈ같은 군대 생활

 
01:44
<노병가 무전 버전>

나 태어나 이 강산에 의경이 되어
꽃 피고 눈 내리던 어언 1년 반
무엇을 배웠느냐 무엇을 하였느냐
데모막다 돌 맞아서 병가가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기동복에 실려간 ㅈ같은 군대 생활


02:26
<짜박가 (전경계의 노병가)>

나 태어나 이 강산에 전경이 되어
짜박짜박 연행술에 어언 30개월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데모막다 돌 맞아서 병가가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방석복에 실려간 ㅈ같은 군대 생활

짜박은 검열이라는 대규모 전의경 훈련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음어라는 설도 있지만 워낙 짜박가도 오래전 노래라서 정확히 모르겠네요..
보통 전경대, 기동대 등에서 많이 활약하는 검열훈련이다보니 짜박가는 전투경찰계에서 많이 부르던 버전의 노병가입니다.


03:16
<노병가 스피드웨권 개사>

나 태어나 이 강산에 의경이 되어
꽃 피고 눈 내리기 어언 21개월
무엇을 이뤘느냐 무엇을 얻었느냐
아이들이 인사할 때 경례하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기동복에 실려간 그리운 의경생활

전우야 내 곰신아 서러워마라
우리들은 자랑스런 민중의 지팡이다
전역일 안 오더냐 기다리기가 힘드냐
밤을 새고 울더라도 시간은 흘러간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역사 속에 흘러간 추억의 의경생활

2017년 5월 20일 경, 전역을 앞두고 마지막 말년휴가를 나갔을 때 문득 의무경찰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느껴져서 가사로만 만들어보았던 스피드웨권 버전의 노병가입니다. 다른 노병가 가사와 달리 뭔가 희망차고 긍정적인 느낌이 들죠? 실제 의경 근무 중에 아이들이 "경찰아저씨다!" "경찰아저씨 안녕하세요~~" 인사해줄 때 경례도 해주고 인사를 해줄 때 보람도 느끼고 잊혀지지 않아서 가사에 넣어보고는 하였죠.
기동복이 워낙 전의경들의 군복이라서 딱 어감도 맞고 의경생활의 추억과 함께 반납하여서 가사에 넣어보았습니다.

그리고 2절! 원래 노병가에는 2절이 없고, 원곡 늙은 군인의 노래에만 있죠?
동기와 후임인 전우들에게, 21개월을 기다려준 여자친구를 위해서 지어보았습니다.
다들 전역일이 너무 안 다가온다고 힘들어하고 아쉬워하지만 저는 시간이 상당히 잘 가서 공감을 못했던....허허...;;
가끔 밤을 새서 철야 근무도 하고 여자친구도 울컥한 감정이 들면 다독여줄 때가 기억나네요....
저 때도 의경 폐지 이야기가 있어서 언젠가는 의무경찰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구나라는 생각에 그냥 넣었는데 딱 1년 만에 폐지가 확정되어서 많이 놀라고는 하였습니다.

그 외 바리에이션
< 노병가 - 구보할 때 >

나 태어나(차!) 이 강산에(차!) 전경이 되어! (허와둘) 
짜박짜박 연행술에 어언~ 30개월! (허와
무엇을(차!) 잡았느냐(차!) 무엇을 배웠느냐! (허와)
데모막다!(차!) 돌 맞아서!(차!) 병가가면 그만이지! (허와)
아~~ 다시 못올!(다시못올!) 흘러간 내 청춘~~
방석복에!(차!) 실려간!(차!) ㅈ 같은 군대생활!(한번 더!)
ㅈ 같은 군대생활!



노병가는 대체 누가 만들었고 언제부터 불리기 시작했으며 어떻게 전국의 전의경 부대에 퍼지게 되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어서 구글과 카카오 (네이버보다 다음이 오래되었다보니 과거 글 검색이 더 수월합니다) 등에 열심히 찾아보았더니, 2000년 이전에도 다음 카페 등의 게시글에 노병가 가사가 많이 올라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역시 노병가, 짜박가, 의경 블루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을 만큼 과거에도 통일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죠.

다만 80년대에도 전의경 복무를 하신 분들의 말씀으로는 그때도 부대에 노병가를 불렀으며, 구보 외에 전역 등을 할 때는 아예 음정을 넣어서 불렀다고 하십니다. 그것도 늙은 군인의 노래의 음정과 비슷하다고 하셨더군요?

늙은 군인의 노래가 1976년 겨울에 나오고, 1978년에 곡이 발표될 뻔하였으나, 가사가 심의에 걸리게 되어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운동권에서 이 노래의 주인공을 군인이 아닌 노동자, 농민 등으로 바뀌어서 집회시위 때 개사함으로써 부르게 됨으로써 시위현장에서 근무를 하였던 전의경들의 귀에도 들어갔을 확률이 있습니다. 즉 최소한 1978년 이후에 노병가 가사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죠!

전투경찰은 1967년, 의무경찰은 1983년에 설립이 되었으며, 이 의무경찰도 첫 기수는 전투경찰을 교육하는 이들을 통하여 교육을 받았을 만큼 이 시기를 통해 의무경찰 사이에서도 노병가가 퍼졌을 수 있습니다. 이후 의무경찰이 전국 자대로 흩어지게 됨으로써 흩어지기 전에 한 곳에서 노병가를 익혔던 대원들이 자신이 배치된 자대에서도 노병가 가사를 전파함으로써 전국의 전의경 부대에 노병가, 짜박가가 퍼질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퍼지는 과정에서 대원마다 가사를 착각하거나, 그 외운 가사도 입에서 입으로 전한 만큼 많이 변형되었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짜박가 가사 중 "어언 30개월" 이게 힌트입니다. 일단 전경 복무기간이 30개월일때는 1984~1993년 까지였으며, 때마침 의무경찰이 설립되는 시기와 딱 맞추어지죠!

예상으로 노병가를 만든 분이 아무리 어린 나이에 복무를 시작해도 80년대에 20살이라고 해도 2020년 기준으로 보면 최소 60대 노인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거의 전의경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시지만 결국 그 정체는 의경 해체 때까지 아무도 모를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구보할 때 부르는 노병가에서 추임새를 틀리거나 할 경우 챙이, 받데기는 그날 최대 구타, 최소 추가 뺑뺑이는 예약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는 애증의 존재가 되는 것이 전의경 노병가이기도 하죠...

어쩌면 경찰박물관에도 남기 어려운, 인터넷 어딘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누군가의 가슴 한 편에만 남게 되는 역사의 하나라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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