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법이야기
아이엠샘과 지적장애인의 양육권
지적장애로 7살의 정신연령으로 커피숍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영화 아이엠샘의 주인공 샘 도슨. 비록 다른 부모에 비해 지능도 낮고 해줄 수 있는 것조차 부족하지만 자신의 딸 루시를 위해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면서 부모로서의 따듯한 사랑을 많이 주는 좋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루시가 7살이 되자 아빠의 지능을 추월하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학교 수업을 거부하기에 이르고 이에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샘이 부모로서의 양육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그의 양육권을 박탈하게 됩니다. 이에 샘은 루시에 대한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법정 싸움까지 가면서 많은 이들에게 부모로서의 진정한 사랑에 대해 가르쳐줍니다.
비록 법정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지만 샘의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어 두 부녀는 함께 지낼 수 있게 되는 걸로 영화는 끝을 맺게 됩니다.
그렇다면 영화가 아닌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한 이유로 부모의 양육권이 박탈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민법 제913조와 제924조 1항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제913조(보호, 교양의 권리의무)
친권자는 자를 보호하고 교양할 권리의무가 있다.
제924조(친권의 상실 또는 일시 정지의 선고)
① 가정법원은 부 또는 모가 친권을 남용하여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자녀의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의하여 그 친권의 상실 또는 일시 정지를 선고할 수 있다.
즉 친권자가 권리의무를 다하지 않고 폭력과 무관심 등으로 학대를 가했을 경우 양육권이 박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대가 아닌 사랑으로 딸을 키우는 샘에게는 친권이 박탈될 이유는 해당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샘처럼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라면 가능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해답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8조(모·부성권의 차별금지)
①누구든지 장애인의 임신, 출산, 양육 등 모·부성권에 있어 장애를 이유로 제한·배제·분리·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운영하거나 그로부터 위탁 혹은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기관은 장애인의 피임 및 임신·출산·양육 등에 있어서의 실질적인 평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관계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애유형 및 정도에 적합한 정보·활동보조 서비스 등의 제공 및 보조기기·도구 등의 개발 등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단지 '지적장애'를 가진 부모라고 하여 친권을 박탈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위반되는 셈입니다. 오히려 해당 법률 제4항에 따라서 샘은 루시를 양육하기 위해 국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죠!
우리는 흔히 자신에게 장애가 있지만 아이들을 위해 따듯한 사랑으로 헌신하는 부모님을 보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는 합니다. '장애를 극복했다' 또는 '장애가 있는데 애를 잘 키울 수 있겠냐' 그러나 다른 부모님과 모습은 조금 달라도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싶어하고, 아이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평범한 부모님이랍니다. 지적능력은 다른 부모님에 비해 낮아도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많이 주는 좋은 부모님 "샘"처럼 장애에 대한 색안경을 벗으면 '장애인 부모'가 아닌 '좋은 부모'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