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이야기] 잊지못할 군시절 추억. 관악경찰서 의경 복무시절
- 의경이야기, 의무경찰
- 2017. 6. 26. 00:51
관악경찰서 방범순찰대 299중대 의경 시절의 추억
1066기, 15-10차 전입 의무경찰 이야기
2015년 10월 전입 후 2017년 5월 전역까지의 의경 이야기
전역 후 한 달 뒤에 작성한 의경시절 소감문. 그리고 그로부터 2년도 넘은 2019년에 새로 정리한 이야기.
전역한지 2년이 훨씬 넘은 시기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2015년 8월 논산훈련소로 가는 고속도로 길이 생각나고, 가끔 잠을 자면 전우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훈련을 받고, 맛있는 식사도 하고, 즐거운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꿈을 꾸고는 합니다.
몸은 전역했지만 정신은 아직 의경 생활 중인가 착각도 들 정도더군요..
희로애락 모든 것이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그립기만 하였던 21개월...
잊기 힘들고 잊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순간들이 있었던 의경시절.
대학교 형께서 군대 아직 안 갔으면 의경시험을 권장하며, 상당히 꿀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을 뿐이었죠.
사실 의경은 처음 들어서 생소하였고, 다만 경찰 근무라는 메리트에 빠지게 되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주변 어른 분들은 아직 구타 가혹행위 그리고 무서운 시위 대비라는 이미지 때문에 걱정하시곤 하였지만, 경찰이신 지인 분들이 많이 설득해주시고 안도감을 주셨죠.
신검을 받자마자 지원서를 제출하고, 단 한 번 만에 합격하여 한 없이 기뻤던 순간..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만큼 대한민국 경찰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근무하자는 목표를 다져왔습니다.
그렇게 논산훈련소 4주, 경찰학교 3주 교육 후 관악경찰서로 자대를 배치받게 되었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불안하고 걱정이 앞서곤 하였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최소한 나쁘지 않았던, 어찌보면 인생에 있어 많은 것을 배운 곳이었습니다.
고작 21개월의 시간이고, 반은 선택이지만 반은 의무성이지만, 그 시간과 의무가 삶의 큰 양분이 되어주고 젊은 시절을 결코 후회 없는 길로 이끌어 주었다는 것만이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의경 폐지가 예정된 몇 년 후라도, 젊은 시절들은 과거로 흘러간 수십 년이 흘러가도, 이 시절의 교훈은 한 평생 남게 되겠죠...
자대 전입 후 부모님 간담회가 진행된 날, 제복을 입고서 자세를 취해보았습니다.
선임대원들은 모두 외출을 나갔을 때라서 맘 편하게 사진도 찍고 의자에도 앉아보는 위엄!
1층 로비 쪽이 면회 등을 할 때 쉬어도 되는 공간이라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각이 제대로 살아있죠?
이후 한 달 쯤이 지나고서 공식적으로 외출을 실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2015년 쯤만 하여도 민생치안 부대의 경우 근무 형태가 주야비 주야비 휴 였습니다.
즉 주간순찰, 야간순찰, 비번, 주간순찰, 야간순찰, 비번 그리고 휴무외출이었죠!
따라서 일주일에 원칙대로면 3번을 쉬기 때문에 특별외출을 포함해서 한 주에 4번까지 외출을 실시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후 주주주비 야야휴 때 역시 중대장님께서 재량으로 특별외출을 실시해주셔서 야간외출 전에 짧은 시간으로까지 포함하여 일주일에 3번까지 외출을 나간 적이 몇 번 있었죠...
이 시간을 한 달 가량 지나니 뭔가 묘해지더라고요?
내가 군대에 온 것일까 아니면 야간 근무 경찰이라 낮에 출퇴근을 하는 것일까?
이래서 의경이라고 외치는 것일까? 이거 꿈은 아닐까....
오죽하면 무려 군생활은 이제 시작이었는데 가족, 친구, 여자친구, 이웃 분들 모두 "또 나왔어?"라고 놀라시더군요..
이거 군인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라지만 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습니다.
허허허허허....
기억은 안 나지만 순찰근무 출동 전에 미리 나와서 기념사진 형태로 찍은 듯 합니다.
그나마 당시에 외박과 휴가 등으로 인원이 적었던 20명 좀 넘은 소대원들이었죠.
지금은 소대마다 20명 넘을 일이 거의 없죠..?
이것이 바로 의경 식사다!!!
특별한 날이라서 아예 외부업체 불러서 뷔페식을 즐겼습니다!
맛있는 훈제오리와 치킨, 달달한 케이크와 샌드위치 등 온갖 출장뷔페들을 즐길 수 있었죠!
진짜 이래서 의경을 외쳤구나라고 절실히 느껴졌습니다. 너무 맛있었죠 ㅠㅠ
먹고 놀더라도 근무는 열심히! 2016년 말 민중총궐기 때 모습입니다.
아마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규모도 상당하였고 밤 늦은 시간까지 집회의 열기가 식지 않았죠?
다행히 평화롭고 질서있는 시위였으나, 늦은 시간까지 많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모두가 함꼐 즐기는 한마음 체육대회!! 비록 저는 운동도 안 좋아하고, 아예 실력도 없지만, 운동대회가 끝난 뒤에 즐기는 특식들과 고기뷔페 만이 기다려졌습니다! 취사대원들이 준비해준 훈제오리고기로 맛있게 점심을 먹고, 저녁에는 서울대 근처에 있는 엉터리생고기에서 고기를 양껏 먹었죠!
단체로 회식을 했을 때 모습입니다. 맛있게 삼겹살도 구워먹고 즐거운 추억이 되었던 순간...
참고로 오른쪽이 저입니다. 잘 보시면 상추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많이 본 모습이죠?
맞습니다. "YOU JUST ACTIVED MY TRAP CARD"입니다.
반년 뒤에 열린 한마음 체육대회 때의 모습.
사진에는 마치 무전 듣느라 바쁜 수인 모습이지만, 사실 수인 역할을 하는 동기가 체육대회에 참여해서 대신 무전기 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운전대원에게 잠시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해서 찍은거라서 실제 무전을 듣지도 않았고, 실제 중수도 아니고 소대 수인이 저렇게 바쁘게 무전 들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분대장 임명 후 말년까지 함께 한 침상. 따듯한 판넬만 있으면 추운 겨울도 걱정 없었습니다.
물론 하필 창가 쪽이고 창문도 좀 불량이라 겨울에 좀 춥더라고요 ㅠㅠ
해피아트테라피, HAT라는 일종의 놀이시간에 실시한 그림놀이입니다.
대원들이 주인공을 묘사하고 주인공에 대해 표현해주는 것인데, 참 멋있고 인상 깊었죠!
특히 저 나이키 스냅백... 언젠가 저 스타일로 트로트 공연할까 고민 중입니다.
보쌈은 궁금하시죠? 외박나가는 동안 보쌈이 특식으로 나와서 취사대원에게 특식 미뤄질 확률 물어도 보고(...) 대원들한테 아 보쌈 아깝다고 징징대서 한동안 별명이었습니다 ^^;;
그리고 운동 싫어하는 것과 아재개그 치는 것도 표현해주었네요...
4분대 시절에 침상 겉에 붙인 이름표입니다.
이때도 재미없는 유머를 선구하다보니 저런 타이틀도 붙고, 파워블로거인 점도 유명해서 저렇게 키워드가 붙었습니다.
그래도 지금보면 성공은 한 듯 합니다. 지금은 유튜브와 블로그 둘 다 운영하는 만큼 영상과 글을 모두 다루는 미디어 전문가를 향하고 있거든요!
경찰서 부서 직원 분들의 UCC작업도 돕고, 영화영상 전공한 전우와 함께 의경 UCC대회 출품해서 상장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역식... 시설경비 근무를 나갈 때라서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고서 작별인사를 하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근무가 이태원 쪽이었는데, 여자친구와 전역기념을 하러 이태원으로 가서 대원들과 소대장님께 인사를 다시 드리게 되었죠 ^^;;
첫 핸드폰이자, 소중한 전우로 몇 년을 버텨오고 있는 LG G2.
2019년 아직도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해주고, 유튜브 영상 작업까지 함께 해주는 좋은 친구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의경 이야기 원만큼 다룰 때 까지는 버텨주었으면 좋겠네요...
전역 후 2년 만에 다시 방문한 299중대.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많은 것이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전입 후 제가 이용하였던 자리는 이제 주인없는 자리로 남게 되었습니다.
의경 인원이 감축하자 더 이상 쓰지 못하는 자리가 되었더라고요...ㅠㅠ
왼쪽 화단은 본래 고추 등을 심는 작은 밭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꽃들만이 피어나는 화단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컵라면도 먹고 단체 회식 때 고기도 구워먹고 하였는데 추억이네요...
오른쪽은 족구장입니다. 2년 만에 벽을 새로 칠했네요.
부대 복도 벽에 걸려있는 '사랑이 싹트리'라는 자유게시판입니다.
아예 이용을 안 하는 것인지 포스트잇도 없고, 2017년 전역 전에 붙어있던 메시지들만이 남아있더라고요?
결국 2018년 이후이자, 2019년까지 최신인 메시지를 하나 붙이고 왔습니다.
지금 의경대원 기수들이 1100 대인데 저거 보면 무슨 느낌이 들련지...
2소대 게시판에도 메시지 남기기!
본래 메로나 80개 구매할 예정이었지만 전역 전에 번창하던 가게가 망해버려서 음료수로 대체했습니다 ㅠㅠ
여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관악방순대 입구.
1년 반동안 집이자 출동근무 시 식사장소가 되어주었던 기동버스.
노병가, 뷰티풀군바리에나 볼 듯한 오래되고 낡은 1소대와 3소대 버스도 2019년 이후로 완전히 새 버스로 바뀌었습니다!
관악경찰서 방순대도 듣기로는 2020년 쯤에 해체가 예정되어있다고 합니다.
많은 정도 느끼고, 많은 이들의 역사가 담긴 곳인데 그저 아쉬울 뿐이네요....
한편으로 청춘의 일부를 발전시켜준 곳인 만큼 그저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만약에 그 형께서 의경 이야기를 안 해주셨다면, 만약에 그 첫 번째 의경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였다면, 만약에 의경 입대를 포기했더라면, 만약에 그 시간동안 소중한 사람들을 알게 되지 못하였다면...
지금의 나는, 지금의 스피드웨권은, 내 미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21개월의 가르침이 스피드웨권 블로그와 유튜브 뿐 아니라, 나의 노년기 삶 그리고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들의 삶까지 이끌어줄 거라고 믿습니다.
그 시절에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까요.
여러분의 의경 시절 중 가장 소중했던 기억과 추억은 무엇이셨나요?
의경 제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보배가 될 것임은 사실이란 것만 기억해주세요.